나쁜 콜레스테롤, 스타틴은 어떻게 낮출까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고 의사로부터 ‘약을 드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이제 평생 약을 먹어야 하나?’, ‘부작용은 없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단순히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방법입니다.
이 글에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스타틴’의 작용 원리와 종류부터, 스타틴의 효과를 높여주는 보조 약물, 중성지방을 낮추는 약, 그리고 최신 주사 치료제까지, 현재 사용되는 모든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종류와 특징, 주요 부작용을 총정리해 드립니다. 내가 먹는 약을 바로 아는 것이 건강한 혈관을 지키는 현명한 길입니다.
치료의 왕,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Statin)’

스타틴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고 핵심적인 약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 중 하나로,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어떻게 작용할까요?
콜레스테롤의 약 70%는 간에서 만들어집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효소(HMG-CoA 환원효소)의 작용을 억제합니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이 줄어들면, 간은 혈액 속에 떠다니는 LDL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흡수하여 사용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게 됩니다. 또한, 혈관의 염증을 줄이고 동맥경화반을 안정시키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스타틴의 종류
스타틴은 개발 시기와 LDL 감소 능력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의사는 환자의 LDL 수치와 목표치, 다른 질환 유무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스타틴을 선택합니다.
성분명 | 대표 상품명 | 특징 |
---|---|---|
아토르바스타틴 | 리피토 | 가장 널리 쓰이는 강력한 스타틴 중 하나. LDL 감소 효과가 뛰어남. |
로수바스타틴 | 크레스토 | 가장 강력한 LDL 감소 효과를 보이며, 중성지방 감소 및 HDL 증가 효과도 좋음. |
피타바스타틴 | 리바로 | 다른 스타틴에 비해 혈당 상승이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적어 당뇨병 환자나 전단계 환자에게 유리함. |
심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등 | 조코, 메바로친 등 | 비교적 약효가 약한 스타틴으로, LDL 감소 목표가 높지 않은 경우 사용. |
주요 부작용: 스타틴은 비교적 안전한 약이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근육통이며, 드물게 간 수치(AST/ALT) 상승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경미하지만, 근육통이 심하거나 소변 색이 콜라색으로 변하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스타틴의 단짝,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제 ‘에제티미브(Ezetimibe)’
에제티미브는 스타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스타틴이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다면,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음식물 속 콜레스테롤이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언제 사용될까요?
- 스타틴만으로 LDL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스타틴과 함께 복용하여 추가적인 LDL 감소 효과를 얻기 위해 (보통 15~20% 추가 감소)
- 스타틴 부작용(특히 근육통)으로 인해 고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하기 어려울 때, 저용량 스타틴과 병용하여 효과를 높이기 위해
- 스타틴을 전혀 복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아예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성분이 한 알로 합쳐진 복합제가 많이 개발되어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중성지방이 문제일 때: ‘피브레이트’와 ‘오메가-3’
LDL 콜레스테롤은 정상이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매우 높은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약물입니다.
1. 피브레이트(Fibrate) 계열 약물
간에서 중성지방의 생성을 억제하고, 혈액 속 중성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약물입니다. 페노피브레이트 성분이 대표적입니다. 중성지방 수치를 30~50%까지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단, 스타틴과 함께 복용 시 근육 관련 부작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2. 처방용 오메가-3 지방산
우리가 건강기능식품으로 흔히 접하는 오메가-3와는 다른, 고도로 정제된 전문의약품입니다. 간에서 중성지방이 만들어지는 것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중성지방 수치가 500 mg/dL 이상으로 매우 높아 급성 췌장염의 위험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사용됩니다.
약물 계열 | 주요 타겟 | 대표 성분 | 특징 |
---|---|---|---|
스타틴 | LDL 콜레스테롤 (생성 억제) |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1차 치료제 |
에제티미브 | LDL 콜레스테롤 (흡수 억제) | 에제티미브 | 스타틴과 병용 시 시너지 효과 |
피브레이트 | 중성지방 | 페노피브레이트 | 중성지방 감소 효과가 뛰어남 |
오메가-3 | 중성지방 | 고농축 EPA, DHA | 전문의약품으로, 건강기능식품과 다름 |
주사 한 방의 강력한 효과: 차세대 치료제 ‘PCSK9 억제제’
PCSK9 억제제는 이상지질혈증 치료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약물로 꼽히는 주사제입니다. 기존의 먹는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작용할까요?
PCSK9이라는 단백질은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를 파괴하는 역할을 합니다. LDL 수용체는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므로, 이 수용체가 많을수록 혈중 LDL 수치가 낮아집니다. PCSK9 억제제는 이름 그대로 PCSK9 단백질의 작용을 차단하여, 간의 LDL 수용체가 파괴되지 않고 더 오랫동안, 더 많이 일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매우 강력하게 감소합니다 (스타틴과 병용 시 50~60% 추가 감소).
누구에게 사용될까요?
-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최대 용량으로 사용해도 LDL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초고위험군 환자 (예: 심근경색을 여러 번 겪은 환자)
- 유전적인 요인(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인해 LDL 수치가 매우 높은 환자
- 스타틴 부작용으로 인해 스타틴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환자
알리코구맙(프랄런트), 에볼로쿠맙(레파타) 등의 약물이 있으며, 2주 또는 4주에 한 번씩 환자가 직접 피하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효과는 매우 뛰어나지만, 약값이 매우 비싸고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상지질혈증 약에 대한 궁금증 Q&A
약물 치료와 관련하여 환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들을 모았습니다.
질문 (Q) | 답변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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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 대부분의 경우 그렇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처럼 ‘완치’의 개념이 아닌 ‘조절’의 개념입니다. 약을 중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므로,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증상이 없는데 꼭 약을 먹어야 하나요? | 네, 반드시 드셔야 합니다. 이상지질혈증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증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후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약을 통해 혈관을 미리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던데, 괜찮을까요? | 스타틴 복용 시 간 수치가 약간 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경미하며 간 기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의사는 약 처방 전과 후에 정기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간 수치를 모니터링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약 복용으로 얻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경미한 간 수치 상승의 위험보다 훨씬 큽니다. |
스타틴 복용 중 자몽 주스를 마시면 안 되나요? | 네, 그렇습니다. 자몽(주스 포함)은 간에서 특정 스타틴(아토르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이로 인해 약의 혈중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근육통 등 부작용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함께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는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의사를 신뢰하고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동시에, 건강한 생활 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가 먹는 약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