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이상지질혈증, 당신의 혈관을 망가뜨리는 진짜 원인을 알려드립니다.
건강검진 결과표에서 ‘이상지질혈증’이라는 낯선 진단명을 받고 걱정이 앞서시나요? 고지혈증과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정확히 왜 생기는 것인지,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 답답한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너무 많거나, 좋은 콜레스테롤이 부족한 상태를 말하며, 심뇌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인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부터, 유전적인 요인, 그리고 다른 질병이나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성 원인까지, 당신의 혈관 건강을 위협하는 모든 원인을 샅샅이 파헤쳐 드립니다. 원인을 아는 것이 건강한 혈관을 되찾는 첫걸음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 잘못된 생활 습관
대부분의 이상지질혈증은 유전적인 문제보다는 후천적인 생활 습관 때문에 발생합니다. 즉, 내가 매일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는지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의미입니다.
1. 식습관: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의 혈관을 만든다
-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과다 섭취: 이상지질혈증의 주범으로 꼽히는 최악의 지방입니다. 포화지방은 주로 삼겹살, 갈비 같은 동물성 기름, 버터, 치즈, 라면, 과자 등에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랜스지방은 마가린, 쇼트닝을 원료로 하는 빵, 케이크, 도넛, 팝콘, 튀김류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 지방들은 간에서 LDL(나쁜) 콜레스테롤 합성을 촉진하고 혈관에 염증을 유발합니다.
- 과도한 탄수화물 및 당분 섭취: 한국인의 식단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흰쌀밥, 빵, 면, 떡 등 정제된 탄수화물과 설탕, 액상과당이 든 음료수, 과자 등을 너무 많이 먹으면, 쓰고 남은 에너지가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전환되어 혈액 속에 쌓이게 됩니다. 중성지방은 LDL 콜레스테롤만큼이나 동맥경화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 계란 노른자, 오징어, 새우, 내장류 등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지만,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이 혈중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운동 부족과 비만
신체 활동량이 부족하면 우리 몸의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어 잉여 칼로리가 지방, 특히 중성지방 형태로 몸에 축적되기 쉽습니다. 특히 복부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이상지질혈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HDL(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3. 음주와 흡연
- 음주: 술은 칼로리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간에서의 중성지방 합성을 강력하게 촉진합니다. 잦은 음주는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 흡연: 흡연은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염증을 유발하고, HDL(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며,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쉽게 산화되도록 만들어 동맥경화를 가속화합니다.
생활 습관 원인 | 혈액 지질에 미치는 영향 | 관련 주요 음식/행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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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지방 섭취 | LDL 콜레스테롤(나쁜) ▲ | 삼겹살, 버터, 튀김, 과자, 케이크 |
탄수화물/당 과다 | 중성지방 ▲ | 흰쌀밥, 면, 빵, 떡, 음료수, 과일주스 |
운동 부족 | HDL 콜레스테롤(좋은) ▼, 중성지방 ▲ | 좌식 생활, 신체 활동 부족 |
음주/흡연 | 중성지방 ▲, HDL 콜레스테롤(좋은) ▼ | 잦은 술자리, 담배 |
피할 수 없는 원인: 유전적 요인
생활 습관이 매우 건강하고 비만하지 않은데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LDL 콜레스테롤을 처리하는 유전자에 결함이 있어, 혈액 속의 LDL 콜레스테롤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고 계속 쌓이는 유전 질환입니다.
부모 중 한 명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일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에 달합니다. 이러한 유전적 요인이 있는 사람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게 나타나며,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매우 이른 나이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중에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유전적 요인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질병이 부르는 원인: 이차성 이상지질혈증
이상지질혈증은 다른 질병이나 특정 약물 복용으로 인해 2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원인이 되는 질병을 치료하거나 약물을 조절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호전될 수 있습니다.
원인 질환/약물 | 이상지질혈증에 미치는 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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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고, HDL 콜레스테롤은 낮아집니다. 또한, LDL 입자가 작고 단단해져 혈관벽에 더 잘 침투하게 됩니다. |
갑상선 기능 저하증 | 갑상선 호르몬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필수적입니다.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간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혈중 농도가 높아집니다. |
만성 신부전 / 신증후군 |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간에서 단백질과 함께 지질(콜레스테롤)을 과도하게 생성하여 수치가 올라갑니다. |
간 질환 (담즙 정체 등) | 콜레스테롤 배설 경로인 담즙의 흐름이 막히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
특정 약물 복용 | 일부 고혈압약(티아지드 이뇨제, 베타차단제), 스테로이드, 경구 피임약, 면역억제제 등은 혈중 지질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나이와 성별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
- 나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간의 콜레스테롤 제거 능력이 감소하여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성별: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HDL(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폐경 전까지는 남성보다 이상지질혈증 위험이 낮습니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에스트로겐의 보호 효과가 사라지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여 남성보다 위험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이상지질혈증 원인에 대한 궁금증 Q&A
원인과 관련하여 자주 묻는 질문들을 정리했습니다.
질문 (Q) | 답변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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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사람도 이상지질혈증에 걸릴 수 있나요? | 네, 물론입니다. 비만은 이상지질혈증의 강력한 위험인자이지만, 마른 체형이라도 포화지방이나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거나, 운동이 부족하거나, 유전적 요인이 있다면 충분히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체형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
스트레스도 원인이 되나요? | 스트레스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데, 이 호르몬은 혈압과 혈당을 높이고 복부 비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름진 음식이나 단 음식을 찾게 되는 등 식습관이 나빠지기 쉬워 이상지질혈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원인을 알았으니, 생활 습관만 바꾸면 약을 안 먹어도 되나요? | 생활 습관 개선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거나, 당뇨병, 고혈압 등 다른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 또는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반드시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약물 복용 여부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
이상지질혈증의 원인은 이처럼 복합적이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결국 ‘생활 습관’입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유전이나 나이 탓을 하기 전에, 오늘 나의 식탁과 하루 활동량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교정할 수 있는 생활 습관부터 하나씩 바꾸어 나가는 것이 건강한 혈관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