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느려지는 움직임과 함께 몸의 경직, 말의 둔화, 일상의 단절을 불러오는 신경 퇴행성 질환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약물 복용만으로 회복을 기대하지만, 움직임 자체가 뇌를 자극하는 가장 강력한 회복 자극이라는 사실은 여전히 간과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매일 15분 스트레칭”이라는 작은 습관을 통해 실제로 일상 회복을 이뤄낸 환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스트레칭의 신경학적 원리와 실천 효과를 상세히 소개합니다.

이해순(가명, 67세)씨의 매일 15분 스트레칭
이해순(가명, 67세)씨의 매일 15분 스트레칭

아침이 두려웠던 그녀, 근육보다 뇌가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해순(가명, 67세) 씨는 파킨슨병 진단 이후, 무엇보다 아침이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자는 동안 몸이 완전히 굳어요. 일어나려면 침대에 앉는 것부터 10분이 걸렸죠.”

손가락은 움켜쥔 채 펴지지 않았고, 어깨와 목 근육은 돌덩이처럼 뻣뻣했으며 말을 꺼내는 입 근육도 늦게 반응하여 말이 느려지고 발음이 흐려졌습니다. 레보도파를 복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은 회복되지 않았고, 통증은 더 깊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복지관 운동 치료사의 권유로, 그녀는 “운동이 아닌 스트레칭부터” 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강도 높은 재활보다 호흡과 함께하는 반복 동작이 뇌를 자극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트레칭은 단순한 준비 운동이 아닌, 뇌와 몸을 연결하는 회복 훈련

이 씨의 아침 기상 직후 스트레칭 루틴
이 씨의 아침 기상 직후 스트레칭 루틴

이 씨는 하루 두 번, 아침 기상 직후와 저녁 취침 전 10~15분의 스트레칭 루틴을 고정했습니다. 처음엔 누운 상태에서 시작해, 점차 앉은 자세, 그다음엔 서 있는 자세로 확장하며 매일 조금씩 동작 범위를 늘려갔습니다.

시간대스트레칭 동작 구성적용 원리
아침손가락 펼치기, 고개 좌우 돌리기, 어깨 원 돌리기도파민 흐름 자극, 순환 촉진
서서 발뒤꿈치 들기, 골반 회전, 무릎 구부리기 반복균형 감각 유지, 하지 유연성 증가
허리 옆 구부리기, 안면 표정 운동, 복식 호흡경직 완화, 이완 유도, 말 기능 회복 자극


이러한 동작들은 반복성과 리듬을 기본으로 하며 “의도적인 움직임을 지속하면 뇌가 그 동작을 기억하고 회복하려 한다”는 신경가소성 원리에 기반한 훈련입니다.

특히 안면 스트레칭은 무표정 개선, 말 느림 완화, 침 삼킴 기능 정상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었고, 하체 중심 스트레칭은 낙상 예방과 보행 개선에 효과를 보였습니다.


3개월 실천 후, 그녀의 아침은 다시 부드러워졌다

옆구리 스트레칭
옆구리 스트레칭

처음에는 “내가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있었지만, 한 달을 넘기며 변화는 명확해졌습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시간이 단축되었고, 약을 먹기 전에도 손과 발이 더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칭을 직접 기록하며 ‘나에게 효과적인 동작 5가지’ 목록까지 만들게 됩니다.

효과적인 동작변화 실감한 부분
손가락 펴기손 떨림 빈도 감소, 글씨 쓰기 쉬워짐
어깨 돌리기경직 감소, 옷 입고 벗기 편해짐
발끝 당기기저녁 다리 통증 완화, 보행 속도 향상
혀 돌리기/입 벌리기말할 때 발음 또렷, 침 삼킴 기능 개선
복식 호흡수면 질 향상, 기상 시 피로감 줄어듦


“약보다 먼저 스트레칭을 하면, 약이 더 잘 들었어요.” 그녀는 그렇게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을 느끼며, 스트레칭을 치료 이상의 생활 습관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신경과 전문의 평가: “스트레칭은 남은 도파민을 최대로 활용하는 유일한 방법”

전문가들은 스트레칭이 단순한 준비 운동이 아니라 ‘감각 자극-운동 반응-인지 명령’이라는 복합적 뇌 회로를 활성화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특히 도파민 부족으로 인한 움직임 둔화, 자세 경직, 표정 감소 등에서 가장 빠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비약물적 자극법입니다.

또한 스트레칭은 운동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침대나 의자에 앉아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 초기뿐 아니라 중기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적용 가능한 회복 전략입니다.


현재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스트레칭 일지를 쓴다

스트레칭 일지를 쓰는 이해순 씨
스트레칭 일지를 쓰는 이해순 씨

이해순 씨는 지금도 매일 아침 스트레칭 일지를 쓰고, 1주일에 한 번씩 직접 만든 스트레칭 표를 보며 변화 양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젠 스트레칭을 안 하면 몸이 더 뻣뻣해지는 걸 느낄 정도로 익숙해졌다”고 말하며 “움직이는 것이 치료 그 자체라는 걸 몸이 증명해 줬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앞으로 10년, 지금처럼만 움직이고 살고 싶어요. 그걸 위해 오늘도 15분은 무조건 스트레칭합니다.”


결론: 파킨슨은 움직이는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직접 만든 스트레칭 표를 보며 스트레칭 중이다
직접 만든 스트레칭 표를 보며 스트레칭 중이다

파킨슨병은 시간을 멈추는 병이 아니라 움직이지 않으면 더 빠르게 멈추는 병입니다. 그 움직임의 시작은 단 10분의 스트레칭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약만으로는 부족한 순간, 당신이 직접 움직이면 뇌는 반응합니다. 그리고 그 반응은 당신의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앉은 자리에서 천천히 손부터 움직여 보세요. 그 작은 시작이 내일의 회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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