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장염이 아니다? 반복되는 증상 속 ‘크론병’ 조기 발견을 위한 핵심 체크포인트
크론병은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장질환(IBD) 중 하나로, 초기에는 단순한 장염이나 과민성 대장증후으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 다양해지고, 전신에 걸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초기 증상은 불규칙한 설사나 복통 등으로 시작되며, 환자 본인조차 병을 자각하지 못한 채 수개월 이상 방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크론병을 의심해볼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5가지 증상을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자세히 소개합니다. 각 항목은 실제 임상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며,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반드시 내시경 등 정밀 검진을 고려해야 합니다.

1. 만성 설사: 3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 장염 아님
하루 3회 이상 설사가 3주 이상 계속된다면, 크론병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식사와 무관하게 발생하거나 야간에도 설사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소화기 전체의 염증 반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단순 식중독이나 바이러스성 장염은 보통 일주일 이내에 호전되지만, 크론병은 염증이 계속 활성화되어 설사가 멈추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또한 설사에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단순한 감염성 질환이 아닌 염증성 장질환의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 우하복부 중심의 복통: 식사 후 더 심해진다면?
복통은 크론병에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이며, 특히 오른쪽 아래 복부(회맹부)에서 반복적으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크론병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부위는 소장 말단과 대장의 경계부로, 크론병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입니다. 통증은 간헐적으로 나타나며, 식사 후에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복통이 나타날 때 배에서 꾸르륵거리거나 붓는 느낌, 또는 장폐색처럼 음식이 막히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진통제를 복용해도 통증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거나, 복부를 눌렀을 때 극심한 통증이 있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3.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흡수장애의 신호
최근 몇 주 사이에 체중이 급격히 감소했다면, 이는 단순한 식욕 저하나 다이어트가 아닌 장 기능 저하로 인한 흡수 장애일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장 내 염증으로 인해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게 만들며, 그 결과 식사량이 유지되더라도 체중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단기간에 5kg 이상 감소했다면 즉각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또한 철분 결핍성 빈혈, 비타민 B12 결핍, 전해질 불균형 등의 2차 증상도 동반되기 때문에, 단순한 다이어트 효과로 오해하면 위험합니다. 피로감, 어지럼증, 탈모 등의 전신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피로감과 미열: 염증이 전신으로 퍼진 신호
크론병은 단지 장에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그만큼 염증 반응이 지속되면 면역계가 계속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만성 피로와 이유 없는 미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전부터 기력이 없고 오후가 되면 극심한 피로를 느끼거나, 37~38도 사이의 미열이 수일 이상 지속된다면 이는 염증이 장 외로 확산되었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감기나 과로로 인한 열과 다르게 크론병 관련 열은 특별한 감염 소견이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혈액 검사에서 CRP, ESR 수치가 상승한 결과로 나타납니다.
5. 항문 주변 이상 증상: 누공, 치루는 초기 경고음
크론병 환자의 약 30~40%는 항문 주변에 이상 증상이 동반됩니다. 특히 치루, 누공, 항문 농양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단순한 치질로 오인해 방치하면 병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항문 주변이 붓고, 진물이 나오며, 반복적으로 종기가 생긴다면 이는 크론병의 전형적인 합병증 신호일 수 있습니다. 누공은 장과 항문 주변 피부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기는 상태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많고, 재발률도 높습니다.
이런 증상이 치료 후에도 계속 반복된다면, 항문외과보다는 소화기내과 전문의 진료를 우선 받아야 합니다.
크론병 자가 체크 요약표
항목 | 체크 기준 및 해석 |
---|---|
만성 설사 | 3주 이상 지속되며 혈변 동반 시 위험 |
복통 | 우하복부 중심, 식후 통증 반복 |
체중 감소 | 4주 이내 5kg 이상, 흡수장애 의심 |
피로/미열 | 원인 없는 피로, 열이 일상화됨 |
항문 이상 증상 | 치루, 누공, 진물 지속 시 고위험군 |
이런 증상이 2가지 이상 반복된다면 반드시 병원 진료
크론병은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수술이나 중증 합병증 없이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증상들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 단순한 장 트러블이나 피로로 오해해선 안 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내시경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설사와 복통이 2주 이상 지속됨
- 복부 통증이 특정 부위에 반복적으로 발생
- 식사와 관계없이 미열, 피로가 계속됨
- 항문 주변에 진물, 통증이 지속됨
- 체중이 급감했는데 식사량은 변하지 않음
이러한 상황에서 자가진단은 절대 금물이며,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정확한 감별 진단을 통해 크론병과 다른 질환을 구분해야 제대로 된 치료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