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증상 없다고 방심은 금물! 이상지질혈증을 의심해야 할 때와 검사 시기를 알려드립니다.
이상지질혈증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처럼, 혈액 속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져도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내다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후에야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완전히 침묵하지만은 않습니다. 미세한 신호들을 보내거나, 특정 상황에서 이상지질혈증을 강력히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을 의심해야 할 주요 상황과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 그리고 반드시 혈액 검사를 받아야 하는 시기를 상세히 알려드립니다. 내 몸의 작은 변화에 귀 기울이고, 조기에 이상지질혈증을 발견하여 건강한 혈관을 지켜나가세요.
이상지질혈증, 왜 의심하기 어려울까요?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혈압이 오르거나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증상이 없습니다. 혈액 속에 지방 성분이 많아진다고 해서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타고 조용히 흐르면서 서서히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진행시킵니다. 이 과정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며, 혈관이 좁아져 혈액 흐름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심해져야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은 증상만으로 의심하기보다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 검사를 하거나, 특정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상지질혈증을 의심하세요! (주요 위험인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다음과 같은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이상지질혈증을 의심하고 반드시 혈액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이들은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동시에,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가속화하는 요인들입니다.
1. 가족력
부모, 형제자매 등 직계 가족 중에 젊은 나이(남성 55세 미만, 여성 65세 미만)에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을 앓았거나,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본인도 이상지질혈증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의 경우, 매우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이며 조기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2. 다른 만성 질환 동반
- 당뇨병: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중성지방이 높아지고 H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 입자가 작고 단단해져 혈관에 더 잘 침투합니다.
- 고혈압: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맥경화를 가속화합니다.
-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호르몬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므로, 기능이 저하되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 만성 신장 질환: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지질 대사에 이상이 생겨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생활 습관 요인
- 과체중 또는 비만 (특히 복부 비만): 복부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중성지방을 증가시키고 H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킵니다.
- 흡연: 흡연은 H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LDL 콜레스테롤을 산화시켜 혈관 손상을 가속화합니다.
- 잦은 음주: 술은 간에서 중성지방 합성을 촉진하여 중성지방 수치를 높입니다.
- 운동 부족: 신체 활동량이 적으면 HDL 콜레스테롤이 낮아지고 중성지방이 높아지기 쉽습니다.
- 서구화된 식습관: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정제 탄수화물, 당분 섭취가 많은 식단은 이상지질혈증의 주요 원인입니다.
이상지질혈증 의심 상황 | 구체적인 내용 | 왜 의심해야 할까요? |
---|---|---|
가족력 | 직계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심뇌혈관질환 발병 또는 이상지질혈증 진단 |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
만성 질환 동반 | 당뇨병, 고혈압, 갑상선 기능 저하증, 만성 신장 질환 등 | 이러한 질환들은 지질 대사에 영향을 미쳐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킵니다. |
생활 습관 | 비만, 흡연, 잦은 음주, 운동 부족, 서구화된 식습관 | 혈액 지질 수치를 직접적으로 높이거나 혈관 건강을 해치는 요인입니다. |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 (드물지만 나타날 수 있는 증상)
대부분의 이상지질혈증은 무증상이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거나 오랜 기간 방치되어 심각한 상태에 이르면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되었음을 의미하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황색종 (Xanthoma): 콜레스테롤이 피부 아래에 침착되어 생기는 노란색 또는 오렌지색의 덩어리입니다. 눈꺼풀(황색판종), 손등, 발꿈치, 아킬레스건 등에 주로 나타납니다. 특히 아킬레스건에 생기는 황색종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의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입니다.
- 각막환 (Arcus Senilis): 눈의 검은자 주변에 흰색 또는 회색의 테두리가 생기는 현상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40세 이전에 나타난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 말초동맥질환 증상: 다리나 종아리가 저리거나 통증이 있고, 특히 걸을 때 심해지는 증상(간헐적 파행)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췌장염 증상: 중성지방 수치가 500 mg/dL 이상으로 매우 높을 경우, 급성 췌장염의 위험이 있습니다. 심한 복통,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이상지질혈증이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므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언제, 어떻게 검사해야 할까요?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검사를 통해서만 정확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다음과 같은 시기에는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 시기 | 대상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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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검진 | 20세 이상 성인 | 4~5년에 한 번씩 혈액 지질 검사 권장. |
위험인자 보유 시 | 가족력, 당뇨병, 고혈압, 비만, 흡연 등 | 더 자주 검사하거나, 의사의 지시에 따라 조기에 검사 시작. |
증상 의심 시 | 황색종, 각막환, 말초동맥질환 증상 등 | 즉시 병원 방문하여 정밀 검사 필요. |
검사 방법
- 8~12시간 공복 유지: 검사 전날 저녁 식사 후부터 물 외에는 아무것도 섭취하지 않아야 합니다.
- 혈액 채취: 팔의 정맥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합니다.
- 결과 확인: 혈액 검사를 통해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를 확인합니다.
이상지질혈증 의심에 대한 궁금증 Q&A
Q: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는데, 바로 약을 먹어야 하나요?
A: 수치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약을 먹는 것은 아닙니다. 의사는 환자의 전체적인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여 약물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조절 가능한 경우도 많으므로, 의사와 상담하여 자신에게 맞는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마른 사람도 이상지질혈증에 걸릴 수 있나요?
A: 네, 물론입니다. 비만은 이상지질혈증의 강력한 위험인자이지만, 마른 체형이라도 유전적 요인, 잘못된 식습관(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정제 탄수화물 과다 섭취), 운동 부족 등이 있다면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체형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Q: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나요?
A: 이상지질혈증 자체는 직접적으로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다만, 이상지질혈증으로 인해 동맥경화가 심해져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어지럼증, 두통,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이미 합병증이 발생한 상태이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상지질혈증은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기 쉬운 질환입니다. 하지만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나 자신이 가진 위험인자를 정확히 알고 조기에 검사하여 대처한다면, 심각한 합병증을 충분히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정보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혈관 건강을 꼼꼼히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