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름, 입 마름, 혹시 쇼그렌 증후군? 어떤 검사를 통해 확진하는지 알려드립니다.

단순한 건조증으로 생각했던 증상들이 혹시 쇼그렌 증후군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계신가요? 쇼그렌 증후군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고 다른 질환과 유사하여 진단이 매우 까다로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의사들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만으로 진단하지 않으며,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공인된 쇼그렌 증후군 진단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결론을 내립니다.

이 글에서는 쇼그렌 증후군을 확진하기 위해 어떤 검사들이 필요하며, 복잡한 진단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각 검사의 의미는 무엇인지 상세하게 알려드립니다. 진단의 여정을 이해하고, 정확한 진단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어 보세요.

쇼그렌 증후군 증상 진단기준
쇼그렌 증후군 증상 진단기준

쇼그렌 증후군 진단, 왜 까다로울까?

쇼그렌 증후군의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증상이 비특이적입니다. 눈과 입의 건조함은 노화, 약물 부작용, 다른 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쇼그렌 증후군만의 특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피로나 관절통 같은 전신 증상 역시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둘째, 질병의 진행 속도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환자는 수년에 걸쳐 매우 서서히 증상이 악화되는 반면, 다른 환자는 비교적 빠르게 증상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진단 시점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처음에는 다른 병으로 오인받기도 합니다.

따라서 쇼그렌 증후군의 진단은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는 과정과 같습니다. 환자의 증상, 혈액 검사, 안과 검사, 침샘 검사, 그리고 조직 검사 등 여러 조각을 모아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류 기준(Classification Criteria)을 사용하여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진단의 핵심: 2016 ACR/EULAR 쇼그렌 증후군 분류 기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진단기준은 2016년에 미국 류마티스 학회(ACR)와 유럽 류마티스 학회(EULAR)가 함께 제정한 분류 기준입니다. 이 기준은 객관적인 검사 소견에 점수를 부여하여, 총합이 4점 이상일 경우 쇼그렌 증후군으로 분류합니다. 이 기준은 안구 건조나 구강 건조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항목검사 내용점수
조직 검사아래 입술의 작은 침샘(소타액선) 조직 검사에서 4mm²당 50개 이상의 림프구가 모여있는 초점성 림프구성 타액선염 소견 (Focus score ≥ 1)3점
혈액 검사쇼그렌 증후군 특이 자가항체인 Anti-SSA/Ro 항체 양성3점
안과 검사각막과 결막의 손상 정도를 점수화하는 안구표면염색점수(Ocular Staining Score)가 5점 이상 (최소 한쪽 눈)1점
눈물분비량 검사눈물 분비량을 측정하는 쉬르머 검사(Schirmer’s test) 결과가 5분당 5mm 이하 (최소 한쪽 눈)1점
침분비량 검사자극 없이 15분간 분비되는 침의 양(Unstimulated whole saliva flow)이 분당 0.1mL 이하1점


예를 들어, 어떤 환자가 혈액 검사에서 Anti-SSA/Ro 항체 양성(3점)이고, 쉬르머 검사에서 눈물 분비량이 감소(1점)했다면, 총합이 4점이 되어 쇼그렌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 항목의 점수를 합산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이 진단기준의 핵심입니다.

어떤 검사들을 받게 될까? 진단 과정 상세 보기

쇼그렌 증후군이 의심되면 류마티스 내과 의사는 진단기준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검사들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1. 혈액 검사 (자가항체 검사)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항체의 유무를 확인합니다.

  • 항-Ro/SSA 항체 및 항-La/SSB 항체: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약 60~70%에서 발견되는 매우 특징적인 자가항체입니다. 특히 항-Ro/SSA 항체는 진단기준에서 3점의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 항핵항체(ANA): 자가면역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항체로, 양성일 경우 추가적인 정밀 검사가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 류마티스 인자(RF):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도 나타나지만, 쇼그렌 증후군 환자에서도 높은 비율로 양성 소견을 보입니다.

2. 안과 정밀 검사

안구 건조의 정도와 그로 인한 각막, 결막의 손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합니다.

  • 쉬르머 검사(Schirmer test): 아래 눈꺼풀에 얇은 검사용지를 5분간 끼워놓고, 종이가 눈물에 젖는 길이를 측정하여 눈물 분비량을 평가합니다. 5mm 이하면 비정상 소견으로 간주됩니다.
  • 눈물막 파괴시간 검사(TBUT): 눈을 깜빡이지 않고 얼마나 오랫동안 눈물막이 유지되는지 측정합니다. 10초 미만일 경우 눈물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 안구표면염색 검사: 특수 염색약(플루오레세인, 로즈벵갈 등)을 눈에 넣어 각막과 결막 표면에 생긴 미세한 상처나 손상 부위를 염색하여 관찰하고 점수화합니다.

3. 구강 검사 (침 분비 기능 검사)

침샘의 기능 저하 정도를 평가합니다.

  • 타액 유량 측정 검사: 15분 동안 자극 없이 자연적으로 나오는 침을 뱉어 그 양을 측정합니다. 분당 0.1mL 이하이면 침 분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었음을 의미합니다.
  • 침샘 스캔(타액선 신티그래피):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사한 후, 침샘이 동위원소를 흡수하고 배출하는 기능을 촬영하여 침샘의 기능 저하 정도를 시각적으로 평가합니다.

진단의 확증: 침샘 조직 검사

여러 검사 결과가 애매하거나 진단이 불확실할 경우, 최종적으로 아래 입술의 소침샘(소타액선)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쇼그렌 증후군 진단기준에서 3점이라는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검사입니다.

국소 마취 후 아래 입술 안쪽을 약 1cm 정도 절개하여 쌀알 크기의 작은 침샘 조직을 5~6개 정도 채취합니다. 채취한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면역세포인 림프구가 침샘 주위에 얼마나 많이 모여 있는지(림프구성 침윤) 확인합니다. 일정 면적(4mm²)당 50개 이상의 림프구가 뭉쳐있는 ‘초점(focus)’이 1개 이상 관찰되면 양성으로 판정합니다.

이 검사는 침습적인 방법이라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쇼그렌 증후군을 확진하고 다른 질환을 감별하는 데 가장 확실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쇼그렌 증후군 진단 Q&A

진단 과정에 대해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들을 정리했습니다.

질문 (Q)답변 (A)
혈액 검사에서 항체가 음성이면 쇼그렌 증후군이 아닌가요?그렇지 않습니다.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약 30~40%는 혈액 검사에서 특징적인 자가항체(항-Ro, 항-La)가 발견되지 않는 ‘혈청음성 쇼그렌 증후군’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조직 검사나 다른 객관적인 검사 결과의 점수를 합산하여 진단기준 4점을 넘으면 쇼그렌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증상은 심한데, 검사 결과는 정상으로 나올 수도 있나요?네, 그럴 수 있습니다. 질병의 아주 초기 단계에는 객관적인 검사 수치가 진단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당장 쇼그렌 증후군으로 분류되지는 않더라도,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하면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반복하여 추적 관찰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검사 소견이 변하여 진단기준을 만족하게 될 수 있습니다.
쇼그렌 증후군 진단은 어느 과에서 받아야 하나요?쇼그렌 증후군은 전신 자가면역질환이므로, 주로 류마티스 내과에서 진단과 치료를 담당합니다. 하지만 안구 증상에 대한 평가는 안과, 구강 증상에 대한 평가는 치과 또는 이비인후과와의 긴밀한 협진을 통해 종합적으로 진단이 이루어집니다.


쇼그렌 증후군의 진단은 복잡하고 긴 여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은 올바른 치료와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이 글의 정보가 진단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전문의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진단 과정에 임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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