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부터 조직검사까지, 쇼그렌 증후군 확진을 위한 필수 검사들을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쇼그렌 증후군이 의심되어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여러 가지 검사를 제안하게 됩니다. ‘대체 어떤 검사들을 받게 될까?’, ‘검사 과정은 아프지 않을까?’ 등 환자의 입장에서는 궁금하고 불안한 점이 많을 것입니다. 쇼그렌 증후군의 진단은 하나의 검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퍼즐을 맞추듯 신중하게 내려집니다.

이 글에서는 쇼그렌 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 시행되는 혈액 검사, 안과 검사, 구강 기능 검사, 그리고 침샘 조직 검사까지, 각 검사가 왜 필요하며 어떻게 진행되는지 환자의 눈높이에서 상세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검사 과정을 이해하면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고,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진단에 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관문: 혈액 검사로 자가항체 찾기

쇼그렌 증후군 진단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는 혈액 검사입니다. 간단한 채혈을 통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특정 단백질, 즉 자가항체(Autoantibody)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1. 주요 자가항체 검사

  • 항-Ro/SSA, 항-La/SSB 항체: 쇼그렌 증후군 진단에 가장 중요한 항체입니다. 이 항체들이 양성으로 나오면 쇼그렌 증후군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항-Ro/SSA 항체는 진단 기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적인 지표입니다.
  • 항핵항체 (ANA): 자가면역질환이 있을 때 전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항체입니다. 이 검사가 양성이면, 우리 몸에 자가면역 현상이 있음을 시사하므로, 더 정밀한 자가항체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 류마티스 인자 (RF): 이름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주로 발견되지만,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60~70%에서도 양성으로 나타나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전신 염증 상태 확인

혈액 검사를 통해 적혈구 침강속도(ESR)나 C-반응성 단백(CRP) 수치를 확인하여 현재 우리 몸의 전신적인 염증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백혈구나 혈소판 수치 등을 확인하여 질병이 혈액계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도 평가합니다.

두 번째 관문: 눈물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안과 정밀 검사

안과 정밀 검사 (쉬르머 검사)
안과 정밀 검사 (쉬르머 검사)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눈의 불편감을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하기 위해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시행합니다. 검사는 통증이 거의 없으므로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검사 종류검사 방법 및 내용환자가 느끼는 점
쉬르머 검사아래 눈꺼풀에 얇은 검사용 종이를 걸쳐놓고 5분 동안 눈물이 종이를 적시는 길이를 측정합니다. (눈물 분비량 평가)눈에 종이가 들어있어 약간의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아프지는 않습니다.
눈물막 파괴시간 검사 (TBUT)형광 염색약을 점안한 후, 눈을 깜빡이지 않고 눈물막이 깨질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합니다. (눈물의 안정성 평가)의사의 지시에 따라 잠시 눈을 뜨고 있으면 되는 간단한 검사입니다.
안구표면염색 검사특수 염색약(로즈벵갈 등)을 눈에 넣고, 건조증으로 인해 각막과 결막에 생긴 미세한 상처 부위를 염색하여 관찰합니다.염색약 점안 시 약간의 화끈거림이나 불편감이 있을 수 있으나 금방 사라집니다.

세 번째 관문: 침 분비 기능을 확인하는 구강 검사

눈과 마찬가지로, 입이 마르는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침 분비량을 측정하는 검사를 시행합니다.

1. 타액 유량 측정 검사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15분 동안 껌을 씹는 등 인위적인 자극 없이 가만히 앉아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침을 용기에 뱉어 모읍니다. 이렇게 모인 침의 양을 측정하여 분당 분비량을 계산합니다. 정상 수치보다 현저히 낮게 나오면 침샘 기능 저하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2. 침샘 스캔 (타액선 신티그래피)

타액선 영상검사 – 양측 악하선의 침샘조직이 파괴되어 섭취 감소가 매우 심하며(화살표), 양측 이하선의 섭취도 약간 감소하여 있습니다.

침샘의 기능을 보다 정밀하게 보기 위한 핵의학 영상 검사입니다. 팔의 정맥에 소량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주사한 후, 이 물질이 혈액을 통해 침샘으로 흡수되었다가 침과 함께 배출되는 과정을 특수 카메라로 촬영합니다. 침샘이 동위원소를 흡수하는 속도나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침샘 기능이 저하되었음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자체는 누워있기만 하면 되며,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거의 해가 없는 미량이 사용됩니다.

최종 관문: 확진을 위한 결정적 증거, 침샘 조직 검사

혈액 검사나 다른 검사 결과가 쇼그렌 증후군 진단기준에 못 미치거나 애매할 경우, 진단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아래 입술의 작은 침샘(소타액선)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쇼그렌 증후군을 확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검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1. 아래 입술 안쪽을 소독한 후, 국소 마취 주사를 놓습니다. (따끔한 느낌)
  2. 마취가 되면 입술 안쪽 점막을 약 1~1.5cm 정도 절개합니다.
  3. 절개창을 통해 쌀알 크기의 작은 침샘 조직을 5~6개 정도 채취합니다.
  4. 절개 부위를 녹는 실로 꿰매고 검사를 마칩니다. (총 20~30분 소요)

검사 후에는 며칠간 입술이 붓거나 멍이 들 수 있고, 봉합 부위에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처방된 항생제를 복용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취한 조직은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면역세포(림프구)가 침샘 조직에 얼마나 침투해 있는지를 확인하여 최종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검사 단계목적환자가 알아둘 점
혈액 검사특징적인 자가항체(Ro/La) 유무 확인간단한 채혈로 진행. 검사 전 금식은 필요 없음.
안과 검사눈물 분비량 및 각막 손상 정도 평가통증은 거의 없으나, 검사 후 일시적인 불편감 가능.
구강 검사침 분비량 및 침샘 기능 저하 평가침 모으기, 핵의학 촬영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음.
조직 검사침샘의 염증 소견을 직접 확인하여 확진국소 마취가 필요한 간단한 수술. 흉터는 거의 남지 않음.

쇼그렌 증후군 검사에 대한 궁금증 Q&A

Q: 이 모든 검사를 다 받아야만 진단이 가능한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주된 증상과 병력, 신체 검진 소견을 바탕으로 필요한 검사를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혈액 검사에서 특징적인 항-Ro/SSA 항체가 양성으로 나오고, 객관적인 안구 및 구강 건조 소견이 뚜렷하다면, 굳이 침습적인 조직 검사까지 하지 않고도 진단기준에 따라 쇼그렌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Q: 검사 결과는 언제쯤 알 수 있나요?
A: 검사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혈액 검사나 안과 검사는 보통 며칠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침샘 조직 검사의 경우, 조직을 처리하고 판독하는 데 시간이 걸려 1~2주 정도 소요될 수 있습니다.

Q: 검사 비용은 많이 비싼가요?
A: 쇼그렌 증후군 진단을 위한 대부분의 표준 검사(혈액 검사, 안과 검사 등)는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조직 검사나 침샘 스캔 등 일부 정밀 검사는 비용이 더 발생할 수 있지만, 이 역시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해당되면 본인 부담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확한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검사 전 원무과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쇼그렌 증후군을 진단받는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긴 여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각의 검사가 왜 필요한지 이해한다면, 보다 능동적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검사에 임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효과적인 치료의 시작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고, 의료진을 믿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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