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유산 진단, 혹시 오진일 가능성은 없을까요?
초음파 화면 속에서 아기 심장 소리를 듣지 못하고 계류유산 진단을 받았을 때, 많은 부모들은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혹시 잘못 본 건 아닐까?”, “다음 주에는 심장이 뛰지 않을까?”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계류유산 오진의 가능성을 찾아보게 됩니다. 분명 의학적인 진단이지만, 사랑하는 아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것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계류유산 오진의 가능성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어떤 경우에 오진이 발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계류유산 오진, 가능성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의 초음파 장비와 진단 기준 하에서 계류유산이 오진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특히 숙련된 산부인과 전문의가 내린 진단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의사들은 산모와 태아에게 매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명확한 진단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유산을 판정합니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특정 상황에서는 진단에 혼선이 생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오진 관련 사례는 실제 오진이라기보다는, 정확한 임신 주수를 몰라 생긴 ‘판단 유보’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오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경우: 배란일 착오
계류유산 오진 가능성이 언급될 때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시나리오는 바로 ‘배란일 착오’입니다. 임신 주수는 보통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기준으로 계산하지만, 모든 여성이 정확히 생리 14일째에 배란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배란이 늦어졌다면 실제 임신 주수는 마지막 생리일 기준으로 계산한 주수보다 훨씬 어릴 수 있습니다.
- 상황 예시: 마지막 생리일 기준으로는 7주차라 아기 심장 소리가 보여야 정상이지만, 실제로는 배란이 늦어져 5주차라면 아기집만 보이거나 난황만 보이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 경우, 초음파 소견만 보면 성장이 멈춘 계류유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초음파 검사에서 임신 주수에 비해 태아의 성장이 더디다고 판단되면, 섣불리 유산 진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보통 1~2주의 간격을 두고 초음파 검사를 다시 시행하여 태아의 성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재검사 과정에서 아기집이 커지고, 난황이 보이고, 마침내 아기 심장 소리가 확인되는 경우가 바로 “계류유산 오진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아니었어요”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사례에 해당합니다.
계산 주수 (마지막 생리일 기준) | 실제 주수 (배란일 기준) | 초음파 소견 | 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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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주 0일 | 5주 0일 | 아기집만 보임 | 정상 발달일 수 있으므로 판단 유보, 1~2주 후 재검사 |
8주 0일 | 8주 0일 | 아기집만 보이고 태아가 보이지 않음 | 계류유산 가능성 매우 높음 |
명확한 계류유산 진단 기준
의사들은 다음과 같은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류유산을 진단합니다. 다음 기준 중 하나에 해당하고, 1~2주 후의 재검사에서도 변화가 없다면 계류유산으로 최종 진단하게 됩니다.
- 아기집 크기: 아기집(태낭)의 직경이 25mm 이상인데도 그 안에 태아(embryo)가 보이지 않을 때.
- 태아 크기: 태아의 머리-엉덩이 길이(CRL)가 7mm 이상인데도 심장박동이 관찰되지 않을 때.
- 성장 멈춤: 과거 초음파 검사에서 심장박동이 확인되었던 태아가, 이번 검사에서는 심장박동이 보이지 않을 때.
- 발달 과정의 부재: 처음 검사에서 아기집만 보이고 1~2주가 지났는데도 난황이나 태아가 전혀 생기지 않을 때.
이러한 기준들은 배란일 착오의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후에도 임신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지 않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될 때 적용됩니다.
진단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세
계류유산 진단을 받은 후, 다른 병원을 찾아가 보거나 인터넷에서 오진 사례를 찾아보며 희망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여러 병원에서, 충분한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적인 검사를 통해 동일한 진단을 받았다면,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몸과 마음을 추스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불확실한 희망에 매달리는 시간은 오히려 산모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계류유산은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며, 건강한 아기를 다시 만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픔을 충분히 표현하고, 배우자와 함께 아픔을 나누며, 필요한 의료적 조치를 통해 몸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계류유산 진단 시 대처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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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재확인 | 의사의 소견에 따라 1~2주 후 초음파 재검사를 통해 최종 판단을 기다립니다. |
2단계: 받아들이기 | 최종 진단이 내려졌다면, 결과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인지합니다. |
3단계: 계획 세우기 | 의사와 상의하여 자연배출, 약물배출, 소파술 등 향후 계획을 세웁니다. |
4단계: 마음 돌보기 | 충분히 슬퍼하고, 배우자, 가족, 친구와 아픔을 나누며 위로받습니다. |
계류유산 오진은 매우 드문 경우이며, 대부분은 배란일 착오로 인한 해프닝입니다. 의사의 신중한 진단을 믿고, 재검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신은 소중한 존재이며 앞으로 건강한 아기를 만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